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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탈시설’ 외치냐고? 너라면 어떨 것 같니
“좋은 시설도 결국 시설”, “연예인사진 야동 취급”
‘제3회 탈시설-자립생활 대회’ 속 당사자 말말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8-29 17:57:501
장애인당사자들이 탈시설 한 이유? “내 삶이니까”.ⓒ에이블뉴스
▲장애인당사자들이 탈시설 한 이유? “내 삶이니까”.ⓒ에이블뉴스
장애인수용시설은 돈벌이 수단으로, 장애인‘만’ 사육하는 농장이다.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밥을 먹을 수도, 하늘 구경도 할 수 없는 곳이다. 장애인은 농장에 갇혀서 사육당해야 하는 개, 돼지가 아니다.(탈시설당사자 모임 벗바리 수용시설 폐쇄선언문 中)

“단언컨대, 하늘 아래 좋.은. 시.설.은. 없.다.”


탈시설당사자모임 벗바리,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총 4개 단체가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3회 탈시설-자립생활 대회’를 열고 수용시설폐쇄선언을 외쳤다. “다 나와 살아!” 에 “왜?”라는 의문점이 생긴다면 여기 생생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자.

‘제3회 탈시설-자립생활 대회’ 속 모습.ⓒ에이블뉴스
▲‘제3회 탈시설-자립생활 대회’ 속 모습.ⓒ에이블뉴스
자립생활 7년차 중증장애인 송용헌 씨의 자립생활론은 '시설은 시설이다'다. "일단 시설 밖으로 안 나가려고 할라해요. 엄청 두려워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왜나면 거기선 누군가 이야기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송 씨는 "대형시설이라고 해도 시설은 시설이다. 아무리 좋아도 시설"이라며 "시설에서 10년 살면 삶의 의욕이 하나도 없어진다. 나와서 살아보면 자유롭게 가고 싶은 데 가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다. 대한민국 시설이 다 폐쇄되고 다 자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2년째 연인 사이인 자립생활 커플 이상우, 최영은 씨.ⓒ에이블뉴스
▲2년째 연인 사이인 자립생활 커플 이상우, 최영은 씨.ⓒ에이블뉴스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커플 이상우, 최영은 씨는 “오빠가 너 좋아해. 진심으로”라는 고백을 시작으로 2년째 연인으로 지내고 있다. 시설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다던 두 사람, 먼저 자립한 상우 씨가 영은 씨의 탈시설을 도왔다.

영은 씨는 “오빠는 기관지가 안 좋아서 도라지무침을 해주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상우씨도 “행복하게 하고 싶은 것 다 하게 해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결혼을 계획 중인 두 사람의 소망은? “시설에서 나오지 못한 장애인들 탈시설 시키고 싶어요.”

자립생활 1년 8개월. 추경진 씨는 탈시설 하길 참 잘했다고 말했다.ⓒ에이블뉴스
▲자립생활 1년 8개월. 추경진 씨는 탈시설 하길 참 잘했다고 말했다.ⓒ에이블뉴스
“꽃동네가 너무 보수적이라 연예인 비키니 사진만 봐도 야동 봤다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자립생활 1년 8개월 차인 추경진 씨는 시설에 살면서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방도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동시켰고, 시설장과 사이도 좋지 못 했다. 손이 자유로운 사람들이 탈시설 하는 모습에 추 씨 또한 부러웠으나 사지마비여서 눈물을 참아야만 했다. 숨죽이고 살아온 추 씨가 탈시설을 한 이유는?

‘65살이 되면 노인요양원 가서 거기서 죽을 때까지 살려니 끔찍했습니다.“

“죽어도 나가서 죽자!”며 자립생활한지 1년 8개월, 추 씨는 행복을 찾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골라서 하고, 여행도,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추 씨는 “잠이나 먹는 것이 좀 힘들 때도 있지만 모든 게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어 탈시설해서 참 좋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탈시설 할 수 있도록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절실하다는 황인현 씨.ⓒ에이블뉴스
▲모든 사람들이 탈시설 할 수 있도록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절실하다는 황인현 씨.ⓒ에이블뉴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탈시설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지 않다. 지난 2014년 김포 석암시설에서 나와 현재 영등포구에서 자립생활 중인 황인현 씨. 그는 어렵게 탈시설 했지만 여전히 부양의무제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금년 1월에 수급 신청했는데 탈락했어요. 저의 모친이 소유한 재산 때문에 수급자 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어요.”

연세와 병세가 있어 홀몸 건사하기도 힘든 어머님이 건강하실 때 농사지었던 ‘아주 작은 땅’이 황 씨가 수급자가 될 수 없는 이유였다. 수급자가 되지 못해 자립생활주택 입주 신청에도 탈락, 황 씨의 탈시설은 ‘산 넘어 산’이었다.

“수급자가 되지 않으니 내가 시설에서 나와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없다며 자립마저 박탈 시켰습니다. 수급자가 되지 않으면 평생 시설에서 살라는 말이었습니다.”

황 씨는 소망한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탈시설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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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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