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열린 요셉의 집 장애인작업장과 성가정의집 축성식 모습. ⓒ박종태

작은예수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가평군 하일면 마일리(현리) 남성 장애인 시설 요셉의 집 주변에 장애인작업장과 여성장애인 시설 성가정의집이 들어섰다. 장애인작업장은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성가정의집은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아 건립했다.

‘누워있는 수녀’라고 알려진 작은예수회 수녀원장 윤석인 수녀는 이번 시설 건립을 위해 <동행>이라는 책을 발간하고, 2005년 12월 27일 국회에서 중증 여성장애인 집짓기 기금 마련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축성식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사회복지 책임을 맡고 있는 김운회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김 주교는 작은예수회 가족 및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꿈꾸어 오던 시설이 하나둘 결실을 맺어 감회가 새롭다”며 인간의 존엄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은예수회 수녀회는 20년 전부터 서울에 4곳, 성남, 대구, 전주, 거제도, 제주도에 1곳씩 총 9곳의 장애인 공동체를 운영해왔다. 각 공동체는 9명의 여성장애인과 어머니 역할을 하는 수녀들이 한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적은 수로 공동체를 운영하는 이유는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은 사랑으로 돌보기 위한 것이다. 특히 한 장소에 많은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방식은 비인간적으로 관리 체계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예수회측은 이번 시설 건립 취지에 대해 “중증장애인의 경우 케어의 어려움 인해 시설에서 받아주지 않으려 한다”면서 “중증장애인들이 가정집처럼 쾌적하고, 인간적인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가정의집과 재활작업장을 직접 둘러보니 옥에 티가 보였다. 성가정의집은 3개동을 하나로 연결한 건축물인데, 시설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였지만 베란다 등 비상시 대피시설이 부족했고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방과 연결된 화장실과 욕실은 좁았다.

장애인작업장은 2층 규모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작은예수회측은 2층은 숙소로 지적장애인들이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바로 옆 건물인 요셉의집에는 중증장애인들이 있다. 작업장과 요셉의집 사이에 연결 통로를 만들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않아도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가 있어 보였다. 목욕탕은 샤워기가 높게 설치되어 있었고, 탕이 좁아서 휠체어 장애인등은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작은예수회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수렴해 연결 통로 등 시설을 보안하겠다”면서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셉의 집 장애인작업장은 김운회 주교 등이 둘러보고 있다. ⓒ박종태

중증장애인이 살아야할 방에는 턱이 있고, 화장실도 좁아 개선이 필요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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