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무료 해외여행 행사를 기획한 에프아이투어 여행박사의 ‘장애인 여행’ 홈페이지. 장애인여행 상품을 살펴보고 게시판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에프아이투어

“휠체어 타는 사람은 해외여행이 어렵다?”, “눈도 보이지 않는데 비행기 타고 멀리 떠나서 뭣하겠냐!” 땡, 맞는 것 같아도 틀린 말이다. 여행의 자유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져야 한다. 휠체어를 타도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다면 별의별 곳 휘젓고 다니며 놀다올 수 있다. 시각장애인도 내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물론 향기 그윽한 정원이라든가 점자 보도블록이 완벽한 장소라면 더할 나위 없이 신나는 일이다.

“여행은 마음의 재활”이라는 말이 있듯이 길 떠나서 우리는 자극을 받고 심기 충전해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외여행이 작년에만 1,300만 명에 달했다지만 이 땅의 450만 장애인에게 해외여행이란 아직도 평생 이뤄질 수 없는 소원, 뭐 그런 것이겠다. 그 이유라면이야 비싼 여행비, 낯선 여행지, 건강,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불안감 등등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남의 나라까지 가서 몸도 불편한데 고생만 잔뜩 하다 돌아오면 어쩌나”하는 사서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시원한 이벤트가 있으니, 에프아이투어 여행박사의 ‘2008 장애인에게 여행의 자유를’ 여기 공고를 두 눈 부릅뜨고 잘 보길 바란다. 다음으로 컴퓨터를 열고 주야장천 글을 써야 하겠고. 다 되었다면 당선권 10명 안에 꼭 들길 기도하며 이메일을 보내야겠다. 아니, 컴맹이라고? 편지도 받아준단다. 걱정 끝! 아니, 그것도 어려울 정도로 심한 장애를 갖고 있다고?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나. 가족이나 친구가 대필한 것도 받아준단다.

자, 이제 그 문젠 해결되었고. 그런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이 또 있으니.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게 지상최대의 과제인 중증장애인에겐 당첨자 10명 안에 들어갔대도 혼자 가는 여행이라면 또 걱정거리만 스멀스멀 기어 올라올 뿐인 것이다. 오홋, 그 걱정도 태풍 갈매기에 날려 보내시라. 각각 동행인 한 사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이번 기회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심 한 번 크게 안길 수 있다는 거, 이게 또 이 이벤트의 매력이란다. 덕분에 나 때문에 해외여행 가는 거야, 이러면서 누굴 골라 이 기쁨을 나눠줄까 고민은 좀 해야 하겠다.

에프아이투어 여행박사의 ‘장애인에게 여행의 자유를’, 이 행사의 특징은 평생 해외여행을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는 장애인들에게 해외여행의 기쁨을 선물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급여 1%를 적립해 마련된 행사라니 좋은 사람들이 다니는 회사라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소문이 자자하다.

그동안 이 행사는 총 50명의 장애인과 그 동행인에게 기쁨을 주었다. 2005년 10월에는 장애인 15명과 동행인 15명, 2006년 2월에는 장애학생 10명과 교사 10명 등 총 50명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새기고 왔다. 그러니 낯선 여행지에서의 불편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겠다. 특히 첫 번째 행사 후에는 홈페이지에 ‘장애인 여행’ 코너를 신설하고 장애인 여행상품을 개발해 왔을 정도로 이 회사는 장애인 여행권에 관심이 크다. 이번에도 항공기 탑승, 숙박시설 편의시설, 리프트 달린 장애인 전용버스 등을 장애인 입장에서 살폈다니 편안한 여행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제 해외여행이 꿈인 장애인이라면 여행에 관한 추억이나 장애로 인해 여행을 하지 못했던 사연 등 ‘내가 해외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이유’를 담아 원고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 분량은 자유롭고,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9월 12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당선작 발표일은 9월 18일. 당선된 장애인 10명은 동행인 10명과 같이 10월 6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큐슈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

이와 겸하여 이번 여행에 동행할 자원봉사자 3명도 따로 모집하니 이 부분도 살펴 보시길. 자세한 것은 이 행사 이벤트 웹페이지 참조.

문의: 에프아이투어 여행박사 이벤트 홈페이지 www.tourbaksa.com 원고 접수 tourfreedom@tourbaksa.co.kr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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