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추경진씨가 활동지원사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6·13 지방선거 동행취재 약속장소인 서울 종로구 체험홈에서 낮 12시에 만난 추경진씨(지체1급·남·서울 종로구, 51)는 이미 투표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사실 준비 할 것도 없었어요. 활동보조사 선생님께 투표당일 집에 와 달라 전했고, 준비물이라고 해봐야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이런 것 밖에 없거든요.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를 했어요.”

추씨는 체험홈에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밖으로 나와 투표소인 올림픽 기념 국민체육관(혜화동 투표소)을 향해 갔다. 지난해 5월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경험해 올림픽 기념 국민체육관으로 가는 길은 익숙했다.

7~8개의 투표용지에 정당 혹은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이번선거. 추씨는 이미 투표할 정당과 후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장애인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장애관련 공약은 대동소이해 특별할 게 없다고.

추씨는 2년 전 체험홈에 입주를 해 지금까지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2년간 생활하면서 종로구에서만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제19대 대통령선거를 겪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는 인근 초등학교에 투표소가 마련됐어요. 장애인 화장실은 엉망이었고 투표장 내부에 설치된 기표소는 가림막이 없어서 당황했죠. 왜 가림막이 없냐고 물으니 기표소를 사선으로 돌려놔 안보이지 않느냐는 말을 듣고 불쾌했던 기억이 있어요.”

10여분을 걷다보니 투표소인 올림픽 기념 국민체육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투표소로 가는 최단경로가 있었지만 경사로가 아닌 계단이 떡하니 추씨를 막고 있었다. “투표소 가는 방향을 적어놨는데 아주 작아서 잘 안보여요. 투표 경험이 없는 장애인은 찾기 힘들 것 같아요”

국민체육관을 에워싼 벽을 둘러 마침내 투표장소에 도착했다. 투표소 내부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투표하기에 어려움이 없어보였다. 진입구간에 턱이 하나도 없었고 통로가 넓어 이동에 불편이 없었다.

“국회의원 선거 때 투표장소였던 초등학교보다 훨씬 좋습니다. 턱이 없고 통로도 넓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투표하기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전체 기표소에 가림막이 없더라고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점수를 주자면 100점만점에 70점 주고 싶어요.”

“서울시민들의 투표로 시장, 구청장, 기초의원이 뽑힐 겁니다. 저는 당선인들이 장애인에 대해 세밀하게 신경썼으면 좋겠어요.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이라든지, 체험홈 지원을 늘리는 것 말이죠. 현재는 타 지역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탈시설 한 장애인은 서울의 체험홈에 지원할 수 없어요. 이 부분도 개선했으면 좋겠어요.”

추경진씨가 투표를 하러 문을 나서는 모습. ⓒ에이블뉴스

투표장소인 올림픽 기념 국민체육관을 바라보는 추경진씨. ⓒ에이블뉴스

투표장에 도착한 추경진씨.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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