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모습.ⓒ에이블뉴스

12일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속 장애인 관련 이슈는 ‘가뭄에 콩 나듯’이었지만, 진부하진 않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강서구 특수학교,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유사·중복정비가 도마 위에 오르며 전 정부의 ‘적폐청산’에 합승한 것.

먼저 이날 첫 장애이슈 스타트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끊었다. 최근까지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강서구 특수학교’ 문제가 교육부 국정감사가 아닌, 복지부 국정감사 도마위에 올랐다. 복지부 공무원의 ‘근무태만’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던 중에 ‘특수학교’가 언급된 것.

남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2013년 서울 강서구 공진초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이미 4년전 확정됐음에도 돌연 복지부가 지난해 예산 2억원을 확보해 이 곳에 ‘국립한방의료원 타당성 조사’를 강행했다고 질타했다.

남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거세게 항의했음에도 보건산업진흥원에 의뢰해 타당성 조사를 강행했다”며 “복지부의 무책임한 행정, 근무태만이 원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 국민과 장애인부모에게 엄청난 실망을 주고 연구용역비도 낭비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진상 조사해 담당자 징계와 연구용역 강제에 구상권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연구용역은 국회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다시 남 의원은 “국회에서 요청했다하더라도 특수학교 설립이 확정된 곳이 아니냐.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힘써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복지부 박능후 장관, 권미혁 의원.ⓒ에이블뉴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양승조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적폐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지자체 사회보장사업 유사‧중복정비’를 들며, 각각 ‘여성장애인 출산비’,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중단을 꼬집었다.

먼저 권 의원은 여성장애인 평균 분만비는 153만원이지만, 복지부 지원 출산지원금 100만원으로는 출산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출산지원금으로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었는데 유사·중복 사업에 포함되면서 B지역 3700만원을 포함해 10개 지자체에서 총 9300만원의 예산이 삭감 또는 감액됐다”며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서 여성장애인들의 출산을 지원하는 사업마저도 중단시켰다”고 지적했다.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 또한 “박근혜 정부의 유사중복사업으로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4시간 보장을 위해 지자체의 추가 지원을 막지말라”고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왼쪽부터)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이블뉴스

한편, 이날 야당에서는 집권 초기 쏟아낸 문재인대통령 복지공약 실현에 심각한 우려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급하게 먹는 밥은 항상 체하는 법이다. 충분한 검토 없이 복지지원을 서두르고 있다”며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를 언급했다.

윤 의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는 효 의식을 흔들 수 있는 제도기 때문에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복지 예산인 5년의 단기 계획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박능후 장관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이 “동의한다”고 하자, “급속한 노령화, 저출산 문제로 인한 인구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복지증대는 재앙이 올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5년 안에 하겠다는 과욕을 버리고 장기적 플랜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또한 5년간 장애인연금 지자체 재정이 1조 7023억 등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5대 복지공약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열악한 지방재정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야당의 우려 목소리에 여당 의원인 기동민 의원은 “전임 정부에서는 건설 등에 정책이 집중됐다면 문재인 정부는 사람에게 투자했다. 건강 생명 안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복지국가로 출발하는 강력한 첫 걸음을 뗐다”며 현 정부의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기 의원은 “야당에서 가야할 길이 많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복지부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인 재정 추계 등에 대해 야당에게 정확한 답변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반대보다 무서운 것은 국민들의 기대다. 기대를 충족시키기 못하면 절망으로 바뀔 것”이라며 야당과 소통해야 함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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