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성람재단 조태영 전이사장의 1심 선고가 3주 뒤로 연기되자 시민사회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종로구청측은 비리문제에 연루된 이사진을 전원 해임하라고 촉구해온 시민사회에 ‘법원 판결이 완료되면 마땅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왔기에 이번 선고심 판결에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
하지만 의정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 조윤신 재판장은 “복지법인의 운영실태, 조 전 이사장의 재산형성과정 등을 심리한 후 선고심을 진행하겠다”며 11일 오전 진행할 예정이었던 1심 선고심을 오는 9월 1일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시설인권연대 김정하 활동가는 “조 전이사장의 선고재판을 기다렸으나 터무니없는 이유로 선고가 미뤄졌다”며 “의정부지방법원에 양심이 있다면 성람재단에 시간을 주며 비호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동투쟁단, 종로구청 한때 점거…27명 연행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 100여명은 종로구청 앞에서 성람재단 이사진 전원해임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던 도중 김충용 종로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종로구청을 기습 점거했다.
공동투쟁단 10여명은 종로구청 사회복지과 사무실을 점거했으며, 또 다른 공동투쟁단 활동가들은 종로구청 2층에 위치한 종로구청장실을 점거하려 했으나 경찰과 종로구청 공무원들의 제지로 인해 진입하지 못했다.
이날 점거를 시도한 공동투쟁단 소속 활동가 27명(공동투쟁단측 집계)은 곧바로 투입된 경찰에 연행됐다. 여성 활동가는 도봉경찰서로, 남성 활동가는 방배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행도중 계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박길연씨가 앞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으며, 전장연 소속 이규식씨는 구토증세를 보여 백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 외에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활동가들이 속출했다.
“대화거부는 종로구청의 분명한 직무유기”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11일 오전 11시께 성람재단 비리척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김충용 종로구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면담자에 공동투쟁단 소속 전장연(준) 박경석 집행위원장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이선희 종로구위원장은 “현재 종로구청은 판결을 빌미로 면담을 미루고 있는데 이것은 종로구청의 분명한 직무유기”라며 “향후 민주노동당은 구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종로구청과의 대화를 시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권종수 종로구부구청장은 이 위원장에게 종로구청장과의 면담을 약속했으나, 정확한 면담일자를 정하려 하자 갑자기 종로구청 직원들이 권 부구청장을 막아서면서 정확한 면담일자를 정하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한편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휴가를 보낸 후 11일 출근했으나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기 위해 청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