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람공투단은 종로구청은 감독기관으로서 사망했다며 '종로구청 장례식'을 개최했다.<에이블뉴스>

“행정권을 포기한 관리·감독기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7월 26일부터 서울 종로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람재단 비리 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 개정을 위한 공동투쟁단’이 종로구청은 감독기관으로서 사망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23일 오후 2시 종로구청 앞에서 ‘종로구청 장례식’을 개최했다.

성람공동투쟁단은 정기집회에 ‘종로구청 장례식’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이유를 ‘종로구청의 행정권 행사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라고 설명했다.

근본적 문제해결 '나몰라라'…행정권 포기했나?

인권단체 연석회의 활동가 레이는 “행정권한을 가진 종로구청이 잠자고 있다. 오늘 집회가 종로구청을 비롯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관청들에 대한 진짜 ‘장례식’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람공동투쟁단의 김정하 활동가는 “종로구청은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현 이사진을 퇴진시키라는 공동투쟁단의 요구는 무시한 채, 이제 와서 성람재단 산하 시설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나선 것은 종로구청 자신과 비리재단을 옹호하기 위한 ‘행정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특별감사’는 사태해결을 위한 근본적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종로구청의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사건에 대처하는 ‘자세’에 있다. 근본해결책 마련을 위한 노력 없이 사태무마와 진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행정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장애인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로구청은 죽은 것이나 진배없다”고 주장했다.

"종로구청장이 다하지 못한 책임, 한나라당이 해결하라!"

이날 집회에서 성람공동투쟁단은 종로구청장이 소속된 한나라당에서 성람재단문제에 직접 개입해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성람공동투쟁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 기초자치단체장 100%가 한나라당 당선자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어느 당보다도 기초자치단체장들이 투명한 운영과 공적 책무를 다하도록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람공동투쟁단은 “2003년부터 성람재단의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성람사태를 외면한 김충용 구청장에 대해 당 차원에서 엄중 징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성람공동투쟁단은 지난 21일, ‘김충용구청장의 책임방조’와 ‘사회복지법 개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공문으로 발송했으며, 한나라당 당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이날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진압을 위해 배치된 경찰은 지속적으로 경고방송을 했고, 투쟁단은 경찰의 경고방송에 따라 해산을 결정했다.

하지만 경찰이 ‘불법시위’를 이유로 박경석 집행위원장을 연행하자 시위대가 격렬히 항의해 경찰 및 종로구청 공무원과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장애인 활동가들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