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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척수손상 환자, 방치되고 있다
정교한 "사회복귀재활프로그램"이 필요
일상홈과 척수센터로 민간에서 해결하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0-01 15:06:521
100명 이상의 척수손상환자들이 있던 소위 대형급 척수전문재활병원들이 최근 두 곳이나 폐업을 했다. 그리고 업종을 척수전문에서 뇌손상전문으로 바꾸어 척수환자들의 입원은 물론 외래까지도 차단하려고 실질적인 준비를 하는 병원도 있다. 영리를 목적하는 병원의 이런 행위는 문제를 삼을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바는 아니지만 척수재활에 대한 서비스가 상향 평준화 되거나 하는 문제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척수재활로는 돈벌이가 안 되어 폐업을 하고 업종을 바꾸는 것이라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또한 100명 가까운 척수환자들이 입원해 있던 한 병원은 척수환자들을 감소시켜 10여명 내외만 입원을 시키고 있다. 몇몇 까탈스러운 척수손상환자의 방출과 함께 소심하게 신규로 입원환자를 고르기 때문이라 한다.

이 문제는 척수장애인의 심리상태에 대한 준비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다. 척수환자는 의료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척수재활의 문제를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대형병원에 있던 환자들이 퇴원을 하여 지역사회로 가는 것도 아니고 수도권의 소규모 재활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으로 유입된다고 하니 더욱 더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소위 '물 풍선' 효과가 척수손상환자의 병원이동에도 나타나고 있다.

어찌된 것인지 척수손상이라면 최소한 2년 이상은 병원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형 정설(?)이 되어 그전에는 집으로 가는 것을 극도로 피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극명한 사회적입원의 전형이다.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는 병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준비부족으로 생기는 문제이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나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고 무조건 내모는 것도 문제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수용인데 이를 너무 모른다.

척수협회는 초기에는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추진할 때, ‘신속한 사회복귀’를 주장하는 우를 범했다.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서 나와야 진정한 사회복귀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하여 병원과의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

그러나 척수환자들이 지역사회를 두려워하는 것이 불가항력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주택의 개선문제, 경제적인 문제, 가족의 문제, 소송 등 법률적인 문제도 있다. 결국 ‘준비된 사회복귀’가 정답이다.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척수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초기부터 퇴원을 고려하는 치밀한 준비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한국의 현실은 그럴 수가 없다. 잦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하고 전문적인 인력도 부족하고 수가라는 덧이 모든 진행의 행위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사회복귀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퇴원하는 것인가? 어떻게 준비를 시켜 퇴원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없이 그냥 물리적으로 잠자리만 병원에서 집으로 옮기는 것은 진정한 사회복귀가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중도장애인의 조기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이 그것이다. 사실 이 사업에도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에 대한 대안이 별로 없다. 열심히 물리치료 시켜서 퇴원을 촉진시킨다는 것은 척수장애인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퇴원을 앞두고 지역복지관이나 보건소와 협력을 하면 사회복귀를 한 것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척수장애인의 심리상태와 다면적인 문제를 잘 아는 당사자 조직이 아니라고 보통의 장애인처럼 그들을 대하면 효과가 없다.

척수협회와 연계하여 퇴원을 준비하는 것도 아닌 이런 방식으로는 즉시 병원으로 재입원을 하거나 지역사회에서 칩거를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의료적 재활은 의료기관에서, 사회적 재활은 지역사회에서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 사진은 척수협회가 구상 중인 ‘한국척수센터’의 조감도.  ⓒ이찬우
▲의료적 재활은 의료기관에서, 사회적 재활은 지역사회에서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 사진은 척수협회가 구상 중인 ‘한국척수센터’의 조감도. ⓒ이찬우
첫째, 재활의료기관과 척수협회의 핫라인 연결이다.

어느 병원에라도 척수손상환자나 척수장애인이 입원을 하면 척수협회나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로 바로 연락이 되는 시스템이 가동되기를 희망한다. 캐나다나 영국의 경우 재활센터(병원)에 지역 척수협회가 입주하여 동료상담가를 파견하고 상담을 하면서 지역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이런 모습은 왜 한국에서는 볼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

둘째, 실질적인 사회복귀훈련사업과 연계한다.

사회복귀훈련을 전문으로 실시하고 있고 효과 면에서도 입증이 된 척수협회 전환재활사업과 연계하여 퇴원 직후 일상홈으로 자동 연계하는 방안도 추천을 한다. 탈시설장애인들은 체험주택-자립주택의 연계가 있고 정신질환자들도 중간집이라는 전환재활시스템이 있는데 척수장애인의 전환재활시스템도 확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척수장애인전문 사회복귀센터를 설립한다.

한국척수센터가 설립되어 지역사회에서 전문적인 사회복귀 훈련을 마무리하는 시스템이 한국의 상황에서는 최고이고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전국의 재활병원에서는 의료적인 재활에 최선을 다하고 조기에 퇴원하자마자 척수센터에서 사회복귀 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다양한 훈련과 정보를 익힌다. 자신의 신체적 상황과 유사한 당사자 코치들이 일대일로 붙어서 훈련을 시킨다. 직업상담과 신변처리에 대한 실제적인 훈련도 같이하고 가족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다. 당사자와 가족이 최고의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원스톱의 서비스를 통해 마음과 신체의 안정을 찾는다면 비록 장애로 신체적인 변화는 있지만 과거 장애이전의 삶보다 훨씬 발전된 삶을 살 수가 있다. 이것이 ‘일상의 삶으로’라는 협회의 비전이다.

척수협회는 협회의 설립초기인 2004년부터 이런 제안을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 당시에는 비현실적이라고 배타적이었지만 우리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사자의 경험은 그 무엇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정교한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재활시스템이 필요할 때이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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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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