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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과 자격증 시각장애인 접근성 보장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28 16:01:351
장애인재활상담사 국가자격제도가 시행되어 나는 10년여 만에 새로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함께 시험에 응시하였고 전원이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발급신청을 하고 구비서류들을 보내야 하는데 서류 중에는 진단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진단서가 아무 병원에서나 발급되는 것이 아니라 발급 가능한 병원을 찾아 가야하는데 바쁘기도 하거니와 혼자 병원을 찾는 것이 녹록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함께 합격한 이들 중 발 빠른 사람들은 구비서류를 모두 보내고 자격증을 수령한 이도 있었다. 도착한 자격증을 함께 살펴보다 국가자격증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애인재활상담사는 국가자격제도로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고 자격증도 보건복지부장관이 발급한다. 공문서에 대해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되는지는 더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사전적 의미로는 '공공 기관이나 단체에서 공식으로 작성한 서류'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게 비공식적으로 작성되어 개인 간에 주고받는 문서가 아니니 엄밀히 말해 국가자격증도 공문서로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에는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이 '생산·배포하는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에 대하여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수어, 문자 등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자격증을 공공기관이 생산하고 배포하는 비전자정보라 본다면 당연히 국가자격증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재활상담사 자격증은 위변조 방지코드 이외에 점자음성변환용코드나 인쇄물접근성바코드 등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자격제도가 시행 된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설자격제도라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나 싶어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살펴보았다. 여기에는 점자음성변환용코드나 인쇄물접근성바코드 뿐만 아니라 위변조 방지용 코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자격시험에서 장애인 수험편의를 제공하면서 정작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은 다소 모순되는 일이 아닐까? 특히나 장애와 관련해서는 그 어느 정부기관들 보다 앞서가야 할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자격증들이 이러한 상황이니 다른 자격증들에 대해서는 기대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다양한 정부기관들에서 수여하는 각종 포상제도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쳤다. 근래에 장관상과 기초자치단체장 상을 받은 동료들이 각각 있어 이들의 상장도 한 번 살펴보았다. 역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음성변환용코드나 인쇄물접근성바코드 같은 것은 없었다. 특히 장관상을 수상한 동료는 시각장애 당사자인데 정작 자신이 받은 상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혼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또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비단 상장과 자격증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졸업장에는 과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접근 수단이 제공되고 있을까? 자격증도, 상장도, 졸업장도 모두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해 가며 노력한 결과물에 대해 정작 그 내용을 자신은 읽을 수 조차 없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특히 이것들은 취업과 관련하여 자신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들이기에 구직활동 중인 사람들에게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큰 서류들이다.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는 수 십 군데에 입사지원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 입사지원을 할 때마다 이 자격증은 무슨 자격증인지, 이 졸업장은 어느 곳의 졸업장인지, 이 상장은 언제 누구에게 받은 어떤 상장인지 매번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년전 쯤의 일이다. 기초재활교육을 담당하는 부서를 총괄하게 된 적이 있다. 수료식을 준비하다 문득 수료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중도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장애를 받아들이기 위해 첫 발을 내딛고 몇 달간 매일 낯설기만 한 교육장을 찾아와 점자, 보행, 컴퓨터 등을 배우며 열심히 공부한 이들이 받는 수료증을 정작 본인은 읽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수료증 위에 점자인쇄용 라벨용지를 활용하여 수료증과 동일한 내용의 점자자료를 부착해 수여했다.

수료증을 받은 이들은 모두 자기가 배운 점자를 한 글자씩 읽으며 몇 달간의 노력들에 대해 회상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을 보며 우리가 무심코 관례대로 행하는 일들이 정말 중요한 것들을 얼마나 소홀히 지나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노력에 대해 인정하고 그들의 수고로움을 알아주는 일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정한 인정과 포상은 받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 그 사람의 장애특성까지 이해하고 고려하는 것이 선행된다면 우리는 좀 더 많은 불합리한 제도들을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장애인들의 삶은 좀 더 편안해질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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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봉래(jhob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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