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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가 우동민 ‘恨’, 文정부가 풀다
이성호 인권위원장, 7년만에 묘역 참배 ‘사과’
어머니 권순자씨 오열…“인권보호 거듭날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1-02 17:41:471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고 우동민 활동가의 어머니 권순자씨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고 우동민 활동가의 어머니 권순자씨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장애인활동가 고 우동민의 한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넘어 7년만에 문재인정부로부터 풀렸다.

그의 어머니 권순자 씨는 “동민아 보고싶다!”며 목 놓아 통곡했고,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우 활동가의 영정 앞에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2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마석 모란공원. 고 우동민 활동가의 7주기 추모제는 더 이상 쓸쓸하지도, 외롭지도 않았다.

추모제 한 시간 전부터 제설작업을 하며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모두 들어와 함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가했다.

매년 찾아오는 장애인 활동가들은 물론, 인권위 관계자들, 심지어 취재진들까지 빼곡이 둘러싸여 그를 기렸다. 눈물도, 묵념도, 장애해방가도 함께….

마석 모란공원에 잠들어있는 고 우동민 활동가.ⓒ에이블뉴스
▲마석 모란공원에 잠들어있는 고 우동민 활동가.ⓒ에이블뉴스
1968년 태어나 고열로 뇌성마비 장애를 입은 고 우동민 활동가는 재가 장애인으로, 시설장애인으로 30년간 살았다. 2005년 1월5일, 자립생활 시작과 동시에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립 멤버 및 대외협력 간사로 본격적인 활동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우 활동가의 인생은 모두 ‘투쟁’이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 활동보조 제도화, 정립회관 민주화, 석암재단 비리척결 투쟁 등까지 앞장섰다.

특히 2010년 12월 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인권위에서 현병철 위원장 즉각 퇴진을 외치며 점거농성에 참여했다.

그러나 당시 인권위는 건물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전기와 난방을 차단하고 음식 반입 제한,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지했다. 중증장애인이었던 우 씨는 농성 도중 폐렴 증세로 응급차에 실려 갔고, 결국 병세가 악화돼 3일 만인 2011년 1월 2일 사망했다.

이는 2012년 현병철 위원장 연임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됐고, 마가릿 세카기야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의 조사로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를 명시한 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당시 인권위는 사과가 아닌 ‘장애인권활동가들의 폭력 때문이다’이라며 부인해왔다.

결국 두 정권을 지나서야 우동민 활동가의 한이 풀렸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꾸려진 국가인권위원회 혁신위원회가 지난달 27일 첫 번째 과제로 우 활동가에 대한 위원장의 공식사과를 권고한 것.

혁신위는 이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인권전담 국가기구로서의 역할에 반하는 인권침해 행위이자 인권옹호자에 대한 탄압”이라며 공식사과, 고인의 명예회복 노력, 진상조사팀 구성 등을 권고 내렸다. 이에 인권위는 권고사항을 즉각 수용했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공식 사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공식 사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장애인을 포함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위원회로서, 찬 공간에서 떨었을 고인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 유족과 장애인활동가들에게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장애인 활동가들은 7년간 그리도 외쳤다. 얼어 죽은 아들을 떠올리며 목놓아 울던 권순자 씨도 “참 어려운 길 오신 것 같다”며 이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 위원장은 “7년간 급성 폐렴으로 운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해 인권위는 애써 부인하고 은폐해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거듭나도록 하겠다. 재발되지 않도록 후속조사와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영정 앞에서 약속했다.

오열하는 권순자 씨.ⓒ에이블뉴스
▲오열하는 권순자 씨.ⓒ에이블뉴스
권순자 씨는 “아들 잃은 사람이 무슨 할말이 있겠냐.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권 씨는 “동민아 보고싶다! 꿈에도 한번도 안나왔다! 꿈에서라도 나타나달라!”고 오열, 추모제 참가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는 “장례를 치르면서 가슴속에 해결되지 않는 짐을 지고 지금껏 살아왔다”며 “오늘 이 위원장님이 사과해주시고 올바르게 서겠다고 약속하신 걸 보면서 인권위에 대응하는 대응기구로서, 또 다른 희망도 가져보려 한다. 열사의 정신을 실천해나가자”고 다짐했다.

2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우동민 활동가 7주기 추모제 모습.ⓒ에이블뉴스
▲2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우동민 활동가 7주기 추모제 모습.ⓒ에이블뉴스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이원교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이원교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에이블뉴스
2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우동민 활동가 7주기 추모제 모습.ⓒ에이블뉴스
▲2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우동민 활동가 7주기 추모제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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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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