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홈으로 가기 검색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불완전통합은 장애인을 힘들게 한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의 통합관리시스템을 접하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0-10 16:19:551
모바일에서 고속버스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한국스마트카드사에서 운영하는 ‘고속버스모바일’ 앱이 있고, SY에서 운영하는 ‘ExpressBUS(통합 교속버스 예매)’ 앱이 있다. 시각장애인이 이 앱을 사용하기는 무척 어렵다.

명절을 맞아 고향인 대구를 가기 위해 앱으로 고속버스표를 구하고자 시도했다. 먼저 공식앱인 스마트카드사의 모바일앱인 ‘고속버스 모바일’을 앱 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예매를 시도했다.

출발지를 선택하고자 하니 전국 도단위 선택 메뉴가 나타나고 이를 선택하면 다시 세부적인 지역 터미널이 나열되면서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노선을 미리 알고 있지 않고 모르는 노선을 찾아보기란 어렵게 설계되어 있고, 시각장애인에게는 팝업으로 나타나는 메뉴를 선택하기란 너무 어렵다.

노선을 선택하고 나면 결재를 위한 메뉴로 들어가 신용카드로 구입할 것인지, 티머니로 구입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서비스 이용약관과 운송 약관에 동의를 한 후 카드종류와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유효기간, 생년월일 등을 입력해야 하는데, 결재시스템에서 음성안내가 부족하여 예매를 할 수 없었다.

다시 다른 고속버스 예매 앱인 ‘익스프레스버스’를 다운받아 실행해 보았다. 프로그램의 홈으로 가기 전에 여러 광고가 나타나서 이것이 광고인지 아니면 프로그램의 일부인지 판단하기가 혼란스러웠다.

다른 곳을 헤매다가 홈으로 들어왔는데, 출발지와 도착지 팝업 메뉴에서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검색창에 입력하여 지역을 바로 찾을 수 있고, 텍스트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어 날짜와 시간까지도 입력은 간편하였다.

그런데 결재를 하려고 하니 전국고속버스 운송조합에서 운영하는 결재시스템 ‘코버스’에 연결되면서 장애인 접근성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성질이 좀 나기는 했지만, 고향을 가는 길이라 가라앉힌 후 택시를 타고 강남터미널에 직접 가서 왕복표를 구입하였다. 귀성길에는 목적지가 동대구터미널(본가에서 가까움), 상경길에는 시내에서 가까운 서대구터미널을 출발지로 하여 구매하였다.

추석을 하루 앞두고 대구로 내려가는 새벽 첫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프리미엄 버스를 처음 타 보았는데, 개인별 생수도 제공되었고, 의자도 넓고 안락했으며, 충전하는 단자도 있고, 앞좌석 등받이에 터치화면이 있어 뉴스나 음악, TV, 영화 등을 볼 수도 있었다.

채널은 리모컨이란 메뉴를 선택하여 나타나는 터치메뉴를 선택하는 것으로 실재 리모컨은 아니어서 시각장애인은 이용할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어폰을 삽입하면 음성으로 안내해 주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문을 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남부시외버스정류장과 동부시외버스정류장, 여러 곳으로 나누어져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을 합하여 규모가 매우 크다. 지하 7층부터 지하 2층은 주차공간으로 2,931대 주차가 가능하고, 앱을 이용하여 자기 차량번호를 입력하여 차를 찾아야 할 정도로 넓고 복잡하다.

이러한 주차는 여행자들이 이용하기보다는 이 건물에 입주한 신세계백화점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므로, 복합혼잡센터라 부르는 이도 있고, 동양 최대의 27만 제곱미터의 건축물을 놓고 교통시설은 객이고, 백화점이 주인이라는 비판을 하는 이도 있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1층은 하차장, 3층은 매표소와 장거리 고속버스 승차장, 4층은 단거리나 시외버스 승차장이 있고, 지하 1층은 지하철로 연결되고, 3층은 동대구역으로 연결된다.

추석날 저녁 고속버스 탑승 시간이 많이 남아 서대구 터미널이 아닌 동대구환승센터로 갔다. 전국에 모든 고속버스 터미널은 터미널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복합환승센터’라고 하니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와 같이 시내버스가 여러 플랫폼처럼 늘어서 있는 버스 정류장 같은 착각이 들었다.

동대구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서울행 고속버스는 서대구터미널을 경유하고, 이미 예매한 나의 좌석은 어차피 서대구에 가기까지는 빈 좌석으로 갈 것이므로 동대구에서 승차하여도 된다. 그리고 승차권에는 서대구는 단지 경유만 하므로 도착 시간을 정확히 할 수 없어 동대구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출발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에 도착하여 간단한 식사를 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가 동대구역으로 건너가 보았다. 그랬더니 기차로 서울역 가는 승차권이 특실은 표가 남아 있었다.

새벽과 늦은 밤이 아닌 저녁 무렵에 표가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누군가가 표를 환불한 것이다. 특실이라고 하더라도 장애인 할인을 하면 큰 부담도 되지 않았다.

기차표를 구입한 후, 기쁜 마음으로 다시 고속버스 승차권을 환불받기 위해 복합환승센터로 넘어갔다. 매표소는 창구 상단에 ‘www.bustago.or.kr’와 ‘koBUS.co.kr’라고 적힌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안내판에 인터넷 주소로만 영어로 적혀 있어 버스타고가 시외버스이고, 코버스가 고속버스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버스타고’에서 줄을 기다려 표를 환불해 달라고 하자, 다른 창구로 가야 한다고 안내해 주었다. 다시 우측 몇 십 미터에 있는 ‘코버스’로 갔다. 고속버스는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의 코버스(kobus.co.kr), 시외버스는 <주>이비카드의 버스타고(bustago.or.kr)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서로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코버스 창구를 이용해야 했다.

시간표 전광판은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통합으로 이용한다. 보통 사람들은 목적지를 정해 놓고 터미널에 온다. 자신이 시외버스를 탈 것인지, 고속버스를 탈 것인지도 정해서 온다. 굳이 통합된 전광판을 이용하여 필요 없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니 통합은 오히려 불편한 것이었다. 물론 시각장애인에게는 사이트 주소형 창구안내글도 통합 시간표도 볼 수가 없다.

줄을 기다려 환불을 요청하자, 서대구 터미널로 가야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 표는 서울에서 예매를 하였고, 코버스는 전국고속버스조합에서 운영을 하는 것인데, 승차하는 곳이 어디든지 전산통합이 되어 있지 않느냐며 환불이 왜 되지 않는지 따졌다.

운행하는 운송사는 달라도 통합으로 관리가 되는데, 터미널별로 조합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동대구 터미널 회사에서 표를 에매한 것이 아니고 서울터미널에서 예매한 표인데, 서대구는 되는데 동대구에서는 환불이 안 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큰 소리로 말했더니 직원은 표만 파는 우리는 회사 지시대로 할 뿐인데 왜 감정근로자인 자기에게 화를 내느냐며 도로 화를 내었다.

기차표를 구했기에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서대구에 가서 환불을 하면 기차를 놓칠 것이고, 서울에 도착하여 서울역에서 강남터미널로 가서 환불을 하면 다행히 기차가 더 빨라 일부 환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택시비를 제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자, 그렇다면 서대구 터미널에 전화를 해 보라고 했다. 다시 서대구 터미널에 전화를 하여 여러 차례 ARS에 접속하여 상담원을 연결하여 사정을 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인터넷표가 아닌 승차권은 반드시 내왕해서 반납해야 하고, 서대구가 아니면 환불을 할 수 없으니 정 방법이 없다면 서대구를 경유하는 고속버스 기사에게 부탁을 하여 승차권을 맡겨 주면 상담원이 서대구 버스 정차하는 곳까지 직접 나가서 표를 받을 것이니 그렇게 보내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번호까지 알려 주었다. 신용카드로 구입한 것이니 환불은 신용카드로 다시 입금될 것이고, 표만 보내어 주면 처리를 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매표소에 다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어 표를 기사편에 보내어 달라고 하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직접 출발하는 기사에게 부탁을 하라고 했다.

나는 다시 승차장으로 가서 30분 동안 출발하는 기사들에게 표를 맡아주면 서대구에서 사람이 받으러 나오겠다고 했다고 했지만, 어느 기사 한 사람도 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물건을 사는 것은 어느 대리점이나 가능하지만, 물건을 환불하는 것은 본사로 가라는 식은 고객을 무시하는 처사일 것이다. 고속버스 불완전한 통합 시스템은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다.

그냥 표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이용도 하지 않고 운송회사에 부당이득을 주는 것이 약이 올라 매표소로 가서 서울 가는 표를 구하는 사람을 큰 소리로 10분 간 찾아 내 표를 그냥 기부하였다.

돈을 받으면 암표상 같아 그냥 주었지만, 매표원들은 내 행동을 마치 영업방해를 하는 것처럼 여겼고, 공짜로 표를 받아든 사람은 고맙다거나 기뻐하지 않고 진짜표인지, 문제가 없는 표인지 의심만 하였다.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단지 물리적으로만 통합되어 거대한 건축물이 되었지만, 이용하기에는 오히려 불편한 환승센터였다. 내부적으로는 서로 통합되지 않고 따로따로였고, 정보접근에 대한 안내마저도 부족하여 혼란을 주는 시설이었다.

개통 당시에는 안내원을 배치하였다고 신문기사가 났는데, 그때 행사가 지난 지금은 그러한 인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구나 IT 강국으로서 전국 통합 예매가 가능한 시스템이 있음에도 예매나 구입은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고, 환불은 구입처나 출발지에서만 가능한 불완전한 통합을 보면서 우리의 장애인 통합사회나 통합교육도 이러한 상태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누군가에게는 7천억이 들어간 야심찬 통합교통시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헤매야 하고, 이용을 포기해야 하는 시설과 시스템이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서인환(rtech@chol.com)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도한마디
또 이러세요?(2017-10-10 오후 6:22:00)
제목과 내용이 다르군요 No.40311
제목은 장애인의 불편이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개인의 억울한 감정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군요.. 적어도 칼럼이라면 좀 더 객관적으로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좀 더 신중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여기에서 칼럼을 한두번 쓰신 분도 아닌데, 왜 이 그러실까요? "당연히 그렇겠지" 가 아니라 "이건 혹시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면 곤란하니 한번 더 알아보자" 이런 생각은 안하셨습니까? 이 공간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입니다. 단어 선택, 내용 기재에서 좀 더 객관적인 모습이 필요합니다.
댓글(0)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