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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첼리스트 배범준의 꿈과 도전
유일한 경쟁자 요요마 만나는 것 ‘소망’
지적장애인도 꿈꾸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1-06 14:24:231
‘장애 딛고 내일의 요요마를 꿈꿔요‘ 자료화면. ⓒYTN사이언스영상캡처
▲‘장애 딛고 내일의 요요마를 꿈꿔요‘ 자료화면. ⓒYTN사이언스영상캡처
‘바등쪼’ 지적장애인이 뭘 한다고?

인기있던 ‘미스터썬샤인’ 드라마 속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말한 ‘바보’, ‘등신’, ‘쪼다’의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기만 하다.

어리석고 못났다는 ‘바보’
아둔하고 어리석은 ‘등신’
제 구실을 못하는 ‘쪼다’

얕잡아서 일컫는 단어가 ‘바등쪼’ 연기에 매력적인 단어가 되었다.

‘지적장애인은 바보’
‘지적장애인은 등신’
‘지적장애인은 쪼다’

지적장애인은 멍청하고 욕설을 들어도 순종해야 하며 시키는 일은 무조건 군소리 없이 잘 해야 그나마 일자리 기회가 있다고 한다.

“내가 요요마였어요.내가 요요마 인데요”고1 배범준 인터뷰영상 캡처. ⓒYTN사이언스뉴스
▲“내가 요요마였어요.내가 요요마 인데요”고1 배범준 인터뷰영상 캡처. ⓒYTN사이언스뉴스
배범준은 중학교 1학년 때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철없는 또래 아이들과 저학년 아이들의 폭언과 폭력으로 매일매일 지옥 같은 날들을 버티고 있었던 초등학생 때, 나는 비장애인 부모들 사이에서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어미로, 일부 장애인 부모들 중에는 일부러 장애등록을 하려는 어미가 되어있었다.

장애 판정과 등록이 누군가에게는 쉬어 보였나 보다. 하지만 ‘지저장애 2급’ 결과에 몇 날을 울었는지 모른다. 그저 말이 없는 아이인 줄 알았다. 조금 느린 아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의 외부 충격을 이겨 내고 있는 중이라고 여겼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아프고 괴로웠을까. 그런 아이를 포근하게 감싸줘야 했던 어미는 오히려 더 강하고 무섭게 또래 아이들에게 맞고 다닌다고 다그치고, 너도 때리라며 윽박지르기까지 했었으니... 얼마나 외롭고 슬펐을까...

중학생이 되어 장애판정을 받은 범준군은 그동안의 생활과 정반대의 현실을 만나야 했다. 장애판정을 받기 전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장애판정 이후에는 절대 할 수 없는 것들이 되었다.

방과 후 학습은 물론 교내 활동에 적극 참여는 불가했다.
만약에 하고 싶다면 참가하는 데 의미만 가져야 했고,

부모가 혹여 희망과 기대를 하면 그것은 ‘감히’라는 수식어와 ‘맘충의 욕심’으로 입방아질에 너덜너덜 해졌다.

 “내가 요요마 같죠? 잘 생겨서 그러죠?”라고 말한 배범준의 2014년 영상. ⓒtvN 리틀빅히어로 휴먼다큐 19회 영상 캡처
▲ “내가 요요마 같죠? 잘 생겨서 그러죠?”라고 말한 배범준의 2014년 영상. ⓒtvN 리틀빅히어로 휴먼다큐 19회 영상 캡처
배범준의 첼로 스승님은?

고등학생 배 범준의 인터뷰가 있었다.
“첼로 선생님이 누구세요?”

어려운 상황으로 첼로 지도를 받지 못하고 있었을 때였다.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어미는 당황하고 있는데, 해맑은 모습으로 씩씩하게 “로스타포비치요”라고 대답을 했다.

로스타포비치를 첼로 선생님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그의 연주 영상을 반복해서 재생하며 연주기법을 메모하고 그대로 연습을 했었기 때문이었을까?

첼로 지도를 받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도 로스타포비치의 연주 영상을 보며 첼로를 포기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만족스러운 연주가 끝나면 내게 이렇게 물어본다.
“엄마 하늘나라에서 누가 기뻐해요?”

뜬금없는 질문에 어리둥절하고 있으면
“로스타포비치가 기뻐해요? 안 기뻐해요?”라고 다시 묻는다.
“아하! 기뻐하시지”라고 대답하면 뛸 듯이 신나한다.

그렇게 로스타포비치의 제자라고 생각하는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은 2016년 한국장학재단에서 주최하는 ‘지구별 꿈도전’에 도전할 때 스승 로스타포비치의 발자취를 찾으려 했다.

“로스타포비치처럼 베를린 장벽에서 연주 할 꺼예요.”
“홀로코스트에서도 ‘평화’를 연주해야 해요”라고 했었다.

고등학생 배범준. ⓒtvN 리틀빅히어로 휴먼다큐 영상 캡처
▲고등학생 배범준. ⓒtvN 리틀빅히어로 휴먼다큐 영상 캡처
첼리스트 배 범준의 유일한 경쟁자는?

첼리스트 배범준이 경쟁자로 여기는 유일한 사람이 있다. 그 경쟁자가 연주를 할 때는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고 집중하며 세심하게 지켜본다. 그리고 그의 연주가 끝나면 그 누구보다도 뜨겁게 박수를 보낸다.

평화를 연주하는 배범준군이 유일하게 경쟁자로 여기는 사람은 바로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이다.

16살 중학생 배범준은 내한 공연을 한 요요마에게 꽃다발과 밤새 쓴 편지와 요요마를 그린 그림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 내용은 “요요마 넌 나의 경쟁자야. 내가 나의 첼로를 들려줄게”라고 영어로 쓴 편지였다. 지적장애 학생의 치기어린 행동에 요요마는 어떤 미소를 지었을까?

“요요마 같다”

범준군을 아는 분들은 칭찬과 응원을 할 때 “잘했다, 잘했어, 멋지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우와! 요요마 같다”라고 하거나 “요요마 보다 더 멋지다”라고 칭찬해 주신다. 범준군이 가장 좋아하는 칭찬을 해 주신다. 그러면 날아갈 듯이 좋아하는 배범준은 신나서 연신 물개박수를 친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최근에 요요마의 한국방문 소식을 늦게 접하기는 했지만 이미 출국한 후였고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기회가 있었을까?

최근 요요마를 그린 배범준의 그림. ⓒ김태영
▲최근 요요마를 그린 배범준의 그림. ⓒ김태영
지적장애인이 뭘 한다고?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은 ‘평화’를 연주합니다. 로스타포비치를 존경합니다. 요요마를 만나고 싶어합니다. 지적장애인 첼리스트 배범준은 모두의 ‘인권’이 소중하다고 외칩니다.

“지적장애인이 뭘 한다고?“
많이 듣는 아픈 말입니다.

“지적장애인이 뭘 하겠다고?”
꿈꾸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겁박에도 배범준은 계속 꿈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적장애인이 뭘 안다고”
지적장애인 첼리스트 배범준은 모두의 ‘평화’를 위한 연주를 합니다.

지적장애인도 꿈을 꿉니다.
지적장애인도 도전을 합니다.
지적장애인도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지적장애인 첼리스트 배범준이 스스로 닮고 싶어하는 스승님을 왜 그토록 좋아하고 존경하는지 스스로 찾는 모습을 보며 어미도 “지적장애인이 뭘 안다고?”라는 질문을 이제는 안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의 유일한 경쟁자 ‘요요마’를 왜 그토록 보고 싶어하고 만나고 싶어 하는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 바램 일 것입니다.

지적장애인이어서 ‘왜?’란 질문이 ‘넌 그런 바램 조차 꿈꾸면 안돼’는 것으로 해석하며 꿈꾸는 것조차 막는 시선에 어미부터 반성을 합니다.

배범준이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들을 말합니다. 이제는 어미도 그 꿈들을 경청합니다.
“그렇구나. 말해줘서 고마워”
지적장애인 배범준을 통해 성장하는 어미입니다.

지적장애 첼리스트 배범준은 ‘소중한 인권’과 ‘평화’를 향한 연주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첼로와 평화를 연주하는 배범준 母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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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태영(project-hi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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