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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인 나만 없어 좋은 일자리
인천교통공사 면접 탈락… ‘아쉬움 가시지 않아’
발달장애인도 '좋은 일자리' 도전할 수 있음을 알아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9-11 13:44:481
지난번에 살짝 인천교통공사 시험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그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고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사실 필기시험은 무사히 통과했고 면접 라운드로 넘어갔습니다. 다만 필기시험 합격 통보가 온 날, 전날부터 무리하게 긴장을 하여 직장에 출근했건만 점심시간에 과도 불안증세로 조퇴하라는 직원들 지시에 따라 부랴부랴 조퇴하고 정신과에 갔으며, 결국 필기시험 결과 발표 당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출근하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면접라운드는 송도국제도시에서 했기 때문에 집에서 면접장까지 왕복 택시비가 2만원이 좀 넘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은 3개 코너로 이뤄졌기 때문에 코스를 순환하며 면접을 봤습니다. 솔직히 PT면접은 시간을 더 줬으면 SWOT분석(강점, 약점, 기회, 위협 4대 요소로 특정 대상을 분석하는 이론)을 더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최종결과는 면접 탈락이었습니다. 제 예상을 뒤엎고 탈락 통보가 온 것입니다. 게다가 많은 기대를 했고, 아는 사람들도 이야기를 듣고는 ‘너 합격할 듯하다’라는 말을 했음에도 그랬습니다. 저는 최종결과 통보가 오기 전날 밤 10시부터 물까지 먹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습니다. 사실 이랬던 원인은 합격 통보가 날아오면 곧바로 시내 병원에 가서 채용신체검사를 보겠다는 각오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종결과를 보고 아쉬운 느낌은 한동안 가시지 않았고, 결국 탈락 소식이 전해지자 정신과에 가서 긴급 진단을 받고 추석명절이 오기 전까지 아침에 먹어야 하는 특별 약물을 처방받을 정도였습니다. 심각한 충격이 왔으며, 그날도 팀장님 지시로 출근이 사전에 봉쇄되었습니다. 결국 탈락 확정이 전달되자 팀장님께 곧바로 전화를 걸어 탈락 소식을 전했을 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봤던 인천교통공사 공채는 장애인 전형이었지만 저를 빼고는 전부 지체장애인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직 발달장애인을 공채에서 만나본 경험이 없어서 그들도 약간은 우왕좌왕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앞으로는 지체장애인 공채 응시자는 파이가 작아질 것임을 그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자주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이제 장애인 취업대상 연령대에서 발달장애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 후에는 2배 이상을 초과할 것임을 저는 자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체/뇌병변/시각/청각장애(이하 신체감각장애) 인구는 장기적으로 그 비중이 감소될 전망이기도 합니다.

기존 장애인 공채 시장에서 신체감각장애 위주로 선발되었는데, 이제 발달장애의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공채 시장에서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시험이나 서류는 통과할지언정 말입니다.

문제는 발달장애인들이 공채에 도전하면 결국 실패로 끝난다는 비극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러니 앞으로 저 아니면 다른 발달장애인 누군가가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공기관 공채를 통과하면 사상 첫 공채 합격이라고 뉴스를 띄울 것이라는 불안한 느낌도 듭니다. 그렇게 뉴스거리가 될 정도라는 것은, 거꾸로 말해서 발달장애의 도전이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금 장애인 고용시장의 핵심적인 변화는 발달장애의 구직 비율 증가와 신체감각장애 인구의 상대적 감소 추세라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신체감각장애인들은 취업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기업체의 선호 때문에 모두 일자리를 가지게 될 미래가 오는, 사실상의 ‘완전고용’의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그런데 발달장애는 예외입니다.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은 그들의 전략적 실책입니다.

무협지에서는 무림에는 고수들이 많고 다들 숨어있다는 서사를 읊습니다. 그런 것처럼 발달장애계에도 장애인 공채로 뽑아도 좋을 인재들이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 그들을 발탁할 기업들이 이제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의 차례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도 이제 발달장애인 중에도 유능한 사람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같은 방식이 아닌 정규 공채 신입사원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신체감각장애인 중에서 선발할 수 있는 인재들은 다른 곳에 뺏길 위기에도 놓여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완전고용’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은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최고의 직장들입니다. 발달장애인들이 그러한 것의 매력을 아직 몰라서 이러는 것이지, 그 맛을 알게 되면 발달장애인들도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속담에 빗대면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안 남는다”는 것처럼 “발달장애인들도 좋은 직장 맛을 알면 나쁜 일자리에 안 앉아있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제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들도 발달장애인들이 도전하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는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발달장애에서도 이제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발달장애인도 그런 ‘좋은 일자리’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제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도 알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려다 고민되던 와중에, 시내 독립영화관에 걸린 영화 포스터에 적힌 제목의 원래 뜻까지 찾아서 생각해보니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발달장애인인) 나만 없어 좋은 일자리”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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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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