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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자녀 교육 때문에 이민 가야 하나요?
이민 결정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마음 한편을 아프게 한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1-29 14:11:541
이야기 나누는 민철과 지원. ⓒ최선영
▲이야기 나누는 민철과 지원. ⓒ최선영
민철과 지원은 아이들이 잠든 깊은 시간, 식어버린 커피를 앞에 두고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유를 위해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고민하고 가자. 이제 곧 4학년이 되잖아. 고학년으로 갈수록 시유가 더 힘들어질지도 몰라."

"시진이 때문에..."
"시진이도 여기보다는 그곳이 더 좋을지도 몰라."

긴 밤을 보내고 지원도 민철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민철은 시유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부터 이민을 생각했다. 1년 전 캐나다에 다녀온 민철은 시유를 위해 이민을 결정하고 지원을 설득해왔다. 얼마 전, 학교 가기 싫다고 우는 시유를 보며 지원도 이민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되었다.

이제 지원도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한다.

"이민 간다며?"
"응... 시유 아빠가 오래전부터 그러자 했는데, 이민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 그래서 망설였는데 아무래도 시유 아빠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결정했어."

어쩌면 마지막 모임이 될지도 모른다는 지원의 말에 오랜 친구들은 아쉬운 마음을 전한다.

"너무 섭섭하다...“
"그러게..."
"그런데 왜 캐나다야? 거기가 시유 학교 보내기가 좋아?"

"응.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같은 교실에서 동일한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학생에게도 필요한 교육 방식이잖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시에 있는 '에콜 파노라마 리지 세컨더리'학교는 대부분이 통합교육으로 이루어진대. 정원 1650명 중에 장애학생이 150명인데 중증 장애학생도 25명이나 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께 어우러지는 학교생활을 통해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배려하며 함께 하는 시선을 가진다는 거야. 장애인 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캐나다는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이 좋아. 서리시 교육청은 맞춤형 교육이 핵심인데 장애인 교육과 관련해서도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해. 장애 유형을 10개로 분류하고 그에 맞는 교사와 전문가 치료사를 두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을 두지 않는다는 거야.

"너무 잘 됐다. 우리야 서운하지만 시유를 생각하면 잘 한 선택인 것 같아."

"응... 많이 망설였는데.. 잘 한 것 같아. 시유 아빠가 장애인 자녀를 둔 한인 부모 모임인 '히어앤드나우(HERE&NOW)'에 대해 어디선가 듣고 알아보다가 회원들이 발달장애 아이의 진학을 고민하다 이민을 결정하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에 회원으로 활동하는 분을 직접 만나서 자세한 학교교육에 대해 들었나 봐. 서리 시내 초등학교에서는 중증장애인을 제외하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모두 일반 학교에서 공동으로 수업을 받는다고 해."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교육이 힘들어?"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는 곳도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힘들어. 통합교육을 원하지 않는 비장애인 학부모도 많고... 그러니 장애인 학교 세운다고 하면 집값 떨어진다고 현수막 걸고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고 난리지... 이런 곳에서 제대로 된 맞춤 교육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힘들지..."

"하긴... 그렇지... 우린 서운하지만 잘 결정했어."

늘 마음을 토닥여 주는 친구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지원의 마음이 쓸쓸했다.

지원은 며칠 후 발달장애 아이를 둔 인애를 만났다. 지원의 모임 친구인 혜선의 소개로 알게 된 인애와는 같은 장애를 가진 엄마라는 이유로 친해졌다. 인애가 인천으로 이사 가면서 예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늘 가까이 있는 친구다.

"이민 간다는 소식 듣고 궁금해서... 보고 싶기도 하고. 언제 또 보겠나 싶어서 가기 전에 보려고 왔어.“

"잘 왔어. 나도 보고 싶었어. 혜리도 잘 있는지.. 새로운 학교에서 잘 적응하는지도 궁금했고."

이야기 나누는 지원과 인애. ⓒ최선영
▲이야기 나누는 지원과 인애. ⓒ최선영
인애는 혜리의 안부를 묻자 눈물부터 흘렸다. 혜리를 도와주는 친구도 있지만 여전히 혜리를 보고 장애인이라고 놀리는 친구 때문에 학교 가기 싫어해서 고민이라고 했다.

선생님께 힘드시겠지만 신경 좀 써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차라리 특수학교나 특별반에서 수업받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혜리 정도면 충분히 비장애인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 텐데... 물론 지금도 수업에 따라 혜리는 특별반에서 수업을 받기도 한다.

안 그래도 요즘 아이들 다루기 힘든데 혜리까지 있으니 더 힘들다며 싫은 내색을 하는 선생님 앞에서 아무 할 말이 없었다는 인애가 안쓰러웠다.

"그래도 자기는 이민이라도 갈 수 있지... 우리는 그럴 형편도 안 돼... 우리도 갈 수 있음 당장 떠나고 싶다. 거기는 대부분이 통합교육을 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 성향이 강해서 공동생활에 위험이 따른 경우에만 특수학교에서 공부한다며? 학생 수보다 교사수가 더 많기도 하다고 들었는데..."

"응. 서리시에 있는 공립 초등학교는 100개 정도 되는데 3곳만 중증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로 운영되고 있대. 놀라운 건 특수학교에서 교육받는 학생은 24명에 불과하다고 해. 3개 특수학교 중에 2개 학교는 6명씩 나머지 1곳은 12명. 이 중에 일부 학교는 학생 한 명당 교사 한 명 그리고 전체 수업을 총괄하는 교사가 별도로 1명 더 있고. 혜리 때문에 많이 속상하지... 우리 시유도 얼마 전에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잖아. 그러고 나서는 학교 가기 싫다고 해서 마음이 많이 그렇더라. 사실 우리도 갈 형편이 되어서 가는 것도 아니야. 거기 가면 다시 자리 잡아야 하고."

"정말 속상하다. 사실 교육문제 때문에 이민 가는 사람도 많잖아. 비장애인 부모들도 그러니... 장애를 가진 우리는 더 간절할지도 모르겠다. 장애 교육 때문에 우리가 다 캐나다로 이민 갈 수도 없고. 그래도 갈 수 있는 게 부럽다."

"미안해... 우리만 가서..."

"참, 나 별게 다 미안하다. 가서 시유 행복하게 학교생활하고 시유가 좋아하는 거 하게 해줘"

"그래 우리 시유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찾아서 제대로 교육받게 해야지."

지원과 인애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서로의 마음을 토닥여준다.
지원과 인애의 만남을 지켜보는 혜선의 마음이 몹시 아프다.

마음 아파하는 혜선. ⓒ최선영
▲마음 아파하는 혜선. ⓒ최선영
우리는 언제까지 다른 나라의 교육을 보며 부러워해야 할까. 우리는 언제쯤이면 장애인 학생과 비장애인 학생이라는 말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통합교육, 장애인 맞춤 교육이 다른 나라에 좋은 사례로 소개될 수 있을까.

장애 아이를 둔 부모가 이민을 결정해야 하는 지금의 우리 현실이 마음 한편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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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선영(faith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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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한마디
cm(2019-11-29 오후 3:06:00)
학생들만 그런게 아니라 어른 장애인들도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게 현실임. No.42359
학생들만 그런게 아니라 어른 장애인들도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게 현실임. 아이때 가는게 최상이라고 봄니다. 그러면 영주권이라도 받으면 한국의 비인권적인 장애인 복지보다 훨씬 인권적인 복지 서비스 받을수 있습니다. 말이 좋아서 세계 11위 이지 경제권만 이야기하는 더러운 돼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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