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메히코에는 고도의 지적장애와 신체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심신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이서비스기관이다.ⓒ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새로운 형태의 재활전문병원 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는 푸르메재단은 선진국의 장애인복지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지난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일본에 다녀왔다. 에이블뉴스는 이들의 연수 전 과정을 동행 취재해 일본의 장애인복지가 우리와 어떻게 다르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살펴봤다.

[기획]일본을 배우다-③중증장애인 데이서비스센터 유메히코

“최중중의 장애인이라고 시설에서 살거나 병원만 왔다 갔다 해야 한다면 그건 사회가 그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이죠.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교류하며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존립 목적입니다.”

오즈끼씨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유메히코(꿈의 비행이라는 뜻)’의 설립 취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유메히코는 중증의 심신장애인들이 낮 시간에 이용하는 데이서비스센터(주간보호서비스센터)다. 일본사회에서 중증장애인들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만연하던 80년대 중반,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살 수 있도록 선도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기관이다.

우리나라의 주간보호센터들은 대부분 지적·자폐성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스스로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정도의 장애를 갖고 있어야 이용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주간보호센터는 중증 성인장애인들에게는 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반면 유메히코는 고도의 지적장애와 신체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심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선천성 뇌성마비장애를 갖고 있거나, 근육디스트로피 등 진행성 장애를 갖고 있다.

오즈끼씨는 “낮 시간에는 센터를 이용하지만 밤이 되면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간다. 또한 사회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중중의 심신장애인들도 지역사회라는 공간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메히코에서는 생활과 사회활동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식사, 목욕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책, 그림 그리기, 1박 여행 등 지역사회 활동도 지원하는 것. 단, 일정한 프로그램을 짜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과 욕구를 고려해 철저히 개별시스템을 적용한다.

이용자들은 언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은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 등을 보고 이용자들의 요구와 기분을 파악한다고 한다. 때문에 1대 1 케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정부가 시행하는 제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낮 시간에는 시설 이용료 지원제도를 통해, 오후 3시 이후에는 활동보조서비스 제도를 통해 이용료를 지불한다.

시설 이용료는 하루 12,000엔에 정도이며, 장애인당사자는 한 달에 최대 3,000엔(3만원 정도)을 부담하게 된다. 활동보조서비스는 시간당 1,700엔 정도이며, 이용 장애인은 이용료의 10% 정도를 부담한다. 일본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된 장애인자립지원법에 따라 시설이용료의 일부를 개인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유메히코는 사회복지법인이면서 동시에 NPO(Non-Profit Organizations:비영리조직)다. 사회복지법인은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하기 때문에, 보다 폭넓은 활동을 하기 위해 두 가지 형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유메히코는 데이서비스, 활동보조서비스, 리사이클숍, 임대사업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다국적 스텝들을 채용함으로써 국제적인 교류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업들은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지원’이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귀결된다.

“중증 심신장애인들이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가고,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는 시대 및 세대를 창조하는데 공헌하는 것이 유메히코의 꿈이다”라는 오즈키씨의 말은 유메히코의 지향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유메히코의 외부 전경. 1층에는 리사이클숍을 운영하고, 2층은 데이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펜으로 그림을 그려 의사소통하고 있는 장애인이용자와 유메히코 직원의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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