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투석 모습. ©강민
필자의 투석 모습. ©강민

결국, 우려했던 일이 필자에게도 일어났다.

3개월 전,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스텐트 시술을 한 후부터 복용하게 된 아스피린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위장관 파열, 결국 혈관이 터져 혈액이 방출되고 있었고 지하철역에서 쓰러진 필자는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게 곧바로 수혈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봐 달라는데 한참을 이리저리 알아보아도 필자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천운인지 몰라도 마지막 알아본 대학병원에서 빨리 오라고 해 준 덕에 감사하게도 응급 수혈과 함께 터진 혈관 시술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보름간 입원생활 동안 들려오는 바깥 뉴스는 의사와 정부 간의 대치가 더욱 극에 치닫고 응급환자들은 갈 곳이 없어 죽어 나가고 농어촌 보건인력까지 다 대학병원 등으로 긴급 투입되는 바람에 농어촌 거주 환자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만일 장애 환자들이 몸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리하여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비장애 환자들은 그나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초음파나 내시경 등으로 병을 진단하고 필요한 약재 등을 공급받아 수액 투여받으며 안정을 취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 환자들은 승강기 없는 2 층 이상의 의료기관에 접근할 수 없어 비장애환자보다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먼저 응급 장애 환자들을 받아 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승강기 설비가 갖춰진 의료기관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밤늦은 시각까지 운영토록 해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항 등을 지역 거주 장애인들에게 문자나 메신저로 홍보해 이용하게 해야 한다.

또한 지방 소도시 농어촌 거주 장애인들에겐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위급상황 발생 시 119 접수 단계부터 장애 환자들을 받아줄 수 있는 의료기관을 관제센터에서 지정, 이송토록 하며 만일 비응급인 상황이라면 출동대원이 종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출동해서 구급대원이 환자의 상태를 보고 이 병원, 저 병원 알아보고 병원에서 받아준다면 해당 병원으로 이송하는 구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의사단체 간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으로 의료대란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의료진들은 신속히 본연의 업무에 복귀해 더 이상의 의료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응급환자들을 받아 줄 병원이 없어서 환자들이 죽고 장애, 고령, 임산부 등 취약층 환자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이러한 모든 일을 고려해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 주기 바란다.

*이 글은 장애인권강사 강민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